연예병사 류석현의 음악 파도타기<18> 훵크와 그루브

어깨춤 절로 흥겨운 흑인 댄스 음악
 

음악 용어 중에서 번역상의 문제로 오인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90년대까지 ‘펑크’로 사용되다 흑인 음악이 보편화되면서 표기가 바뀐 ‘훵크(funk)’가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펑크(punk)는 지난번 ‘인디음악’편에서 소개해 드렸듯이 ‘강렬한 저항’으로 상징화된 록 음악입니다. 반면에 훵크는 재즈에서 영향을 받은 흑인 댄스음악을 말합니다. 90년대 댄스음악 가사에서 ‘펑키한 리듬’ ‘펑키한 감각’이라는 말은 ‘펑크(punk)’가 아닌 ‘훵크’에서 따온 것입니다.

‘훵크’는 멜로디보다는 리듬감이 요구되는 음악입니다. 흑인음악의 특성이 본래 리듬감이 많은 음악이지만 훵크는 그 자체가 리듬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멜로디를 이끄는 기타와 피아노(혹은 오르간)도 훵크 음악에서는 리듬도구의 일부로 편입됩니다. 16비트의 빠른 리듬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연주인들이 속주 능력을 지니는 것도 필수입니다.

리듬이 어느 정도 고조된 가운데 발생되는 그루브(groove)는 흑인음악의 묘미입니다. 박자가 흐트러지는 것이 아닌데도 춤이 절로 나오고 어깨가 들썩입니다. 그루브는 사전적으로 ‘흥겨움’과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이지만 의미를 속속들이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대신 훵크 음악에서 찾는다면 이를 ‘연주와 쉼의 반복’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연주되던 악기가 쉬게 될 경우 공간이 생길 때 다른 악기가 연주됩니다. 그리고 이 행위가 반복되면서 일정한 리듬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은 연주악기가 변하는 즉흥적인 재미를 느끼면서, 리듬이 안정돼 재미가 있는 음악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특히 훵크가 밴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연주체계라는 점에서 록 음악이나 댄스음악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흑인음악을 이해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작은 흑인음악에서 비롯됐지만 우리나라도 훵크를 전하고 발전시킨 뮤지션들이 있습니다. 77년 데뷔해서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랑과 평화는 ‘한동안 뜸했었지’ ‘장미’ 같은 히트곡을 낸 우리나라 최초의 훵크 뮤지션입니다. 전자기타의 달인인 한상원의 경우 국내 훵크 음악의 자존심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97년 이현도와 함께한 앨범 ‘D.O Funk’는 힙합과 funk의 접점을 찾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단과 대중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국방부 근무지원단 병장 류석현>

2006.12.05

by 소울자 | 2008/08/24 01:36 | 음악 파도타기(국방일보 연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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