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 류석현의 음악 파도타기<19>영화음악

 

언젠가부터 국내영화를 본 관객들이 ‘음악 참 맘에 든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90년대 중반 할리우드 영화 전성기 시절만 하더라도 국내영화를 보고 음악을 이야기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라디오 영화 프로그램과 대학 강의에서조차 해외 영화음악을 소개해 주는 데 지나지 않았습니다. 국내영화 음악은 한낱 대중가요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양분법적 잣대로 판단하는 것에 문제가 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국내영화 음악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상 일반 가요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영화는 망했는데 수록곡은 가요순위 수위권을 차지했던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The last waltz’를 듣고 ‘올드보이’를 떠올리는 지금과는 달리 ‘그대안의 블루’는 단지 그대안의 사랑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고정된 시각은 단번에 바뀌지 않았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장면에 충실해 곡을 썼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쉽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접속(1997)’이 영화음악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영화는 국내음악으로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이를 깨고 외국 곡을 사용해 성공한 것입니다.

영화에 수록된 ‘A lover concerto’는 주요 장면마다 등장해 이야기 흐름에 영향을 주었고 관객들은 음악을 통해 영화를 기억했습니다. 국내음악이 아닌 해외음악을 선곡한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됐지만 음악이 영화에 차지하는 비중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후 ‘쉬리(1999)’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친구(2001)’ 같은 흥행작들이 외국곡을 사용해 성공을 거뒀습니다. 영화음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국내 창작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영화 전체의 테마를 작곡하는 것은 물론, 웅장한 분위기의 편곡을 해내는 등 음악의 질을 스스로 높여갔습니다. 여기에 기존 대중 음악계에서 활동했던 실력 있는 뮤지션들도 가세하면서 선의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졌습니다.영화 ‘형사’의 작곡자 조성우와 ‘왕의 남자’의 이병우는 자신들의 이름을 딴 영화음악 콘서트를 열 정도로 경력을 쌓았습니다. 천만 관객의 슬로건도 좋지만 ‘영화음악가’라는 명함으로 이들의 활동 영역이 더 넓어졌으면 합니다.

<국방부 근무지원단 병장 류석현>

2006.12.12

by 소울자 | 2008/08/24 01:38 | 음악 파도타기(국방일보 연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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